가끔일지/└ 개변 동학(가짜) (5) 썸네일형 리스트형 신령과 기화 전에 이런저런 글을 썼던 적이 있지만, 오늘은 기존의 생각들을 다 뜯어고쳐야할 것 같다. 이를 위해서 반성할 점은 그간 동학에 대한 시선이 너무 동양 종교(유, 불, 선/무)쪽으로 치우쳐 있었다는 점이다. 아, 이 점은… 사실 문제가 아니다. 동학-천도교의 교리 전개나 오늘날의 교습 역시 그러하니까. 다만, 수운의 사상을 좀 더 다른 방식으로 구성할 수 있는 힘이 부족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이 스스로에게 있어서 문제였다는 것일 뿐이다. 동학은 이름 부터가 서학을 의식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그리스도교적인 시선을 집어넣을 생각을 못했던 것이 불찰이었다. 내유신령(內有神靈) 일전에 나는 신령은 신명을 수정한 단어일 것이라고 주장했었지만, 만약 수운의 조어 규칙(?)를 따른다면, 신명→신령이 아니.. 지극한 힘: 지상천국 이 문서는 동학을 말하지만, 정통 동학-천도교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적당히 이름하자면 '개변 동학(가짜)' 정도? 각자위심 모아진 한 마음이란 어떤 공통된 이념이나 신비로운 정신상태 같은 것이 아니다. 이 것은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추상화된 힘에 힘 입어 나타나는 것으로, 만물이 이 힘을 간절히 원하고 또 바라며 밀고 나가려는 가운데, 그 동기가 되는 것으로 간절함이, 목적이, 꿈이 되는 것 즉, 한 뜻과 같으며 다른 말로 하자면 각자위심인 것이다. 세상 속 만물들은 모두 제 각기 품고 있는 뜻이 있다. 사람의 뜻, 나무의 뜻, 새의 뜻. 심지어 길 위의 돌덩이도 제 뜻이 있기에 어딘가로 굴러가지 않고서 그 자리에 머문다(그렇기에 뜻이라는 건 포괄적인 면에서 사물의 본성이나 목적성, 물리성 따위를 (잠.. 한울과 하늘의 차이 '내 마음이 네 마음'이라는 오심즉여심(吾心卽汝心)은 동학-천도교 신관을 탐구하는데 중요한 기표가 된다. 그런데 여기에는 해석상 두 가지 형태로 나누어 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뭐… 전에도 말했듯이 크게 보면 거기서 거기일 것이지만, 아마도 양립하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1. '나와 너'가 같을 경우 먼저 첫 번째 해석은 나와 너가 동등하다고 보는 것이다. 아마도 정통 동학-천도교에서 지지하는 해석일 것이다. 이 것의 컨셉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내(한울) 마음이 네(사람) 마음과 같으므로, 한울과 사람은 (그 근본이) 같다. 마음이 같으므로 그 것을 담고 있는 주체도 같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여기에 대한 전제는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다. 한 마음(허령). 한 기운. 한울과 만물은 1과 2를 공유.. 지극한 힘: 원자/분자 지극한 힘 이 물과 같은 이미지를 같는다고 가정한다면, 의암의 원자분자설은 아마도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붙여졌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제는 초끈이네 소립자네 하는 중에 원자·분자 찾는 것은 상당히 낡아보이지만(왠지, 더 오래된 사대나 오행을 말하면 오히려 그럴싸하다;; 기분탓인가?), 실제 물리적인 원소를 말한다기 보다는, 그 형태만을 빌어왔다고 치면 나름대로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간단하게 정리한다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원자 ─── 분자 ├ 허(虛) ├ 허허: 단체(團體) └ 령(靈) └ 허령: 복체(複體) [※ 허허(혹은 령령)은 일단 의암 선생의 법설에 의거하여 넣어봄.] H₂O 처럼 ㅎ₂ㅇ 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이미지를 잡는다면, 이전에 말한 '복합적인 허령무엇'이란, 물이 여러 물 .. 지기(至氣): 주님과 제물 일전의 글에서도 적었지만, 혹시 나는, 지기 에 대해도 동학에 대해서 좀 잘 못 생각했던 것 같다는 느낌이 생겼다. 이 건 뭐… 다른 사람들도 대개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으니 나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말하자면 '지기(至氣) 라는 개념이 생각보다 덜 추상적인 개념'일 수도 있다는 생각? 그러니까 보통 지기를 말하면 일기 즉, 하나로 통합된 우주적인 에너지와 같은 이미지를 갖지만, 본디 이 아이디어는 그런 우주적인 개념으로 부터 도출된 것이 아니라 반대로 매우 현실적인 대상으로 부터 이끌려져 나온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허령창창(虛靈蒼蒼) 지기하면 따라오는 말이 허령창창(虛靈蒼蒼)인데, 보통 이 허령창창은 우주적이고도 현묘한 일기와 연관되어 '비었지만 가득찬' 것으로 해석된다. 정말일까? 그럼 허령창창..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