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뭐라고 불러야 할까? 기본어? 중심어? 아무튼.
내유신령(內有神靈)의 신령에 대한 근간어(?)는, 영(靈) 보다는 신(神)이 될 것 같다. 논학문에서는 다음의 용어들을 볼 수가 있다.
氣化之 神
接靈之 氣 《東經大全, 論學文》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내유신령의 신령 → 神(강령 있음, 강령은 곧 지기금지)
- 외유기화의 기화 → 氣(조화 있음, 조화는 곧 무이이화)
수운은 다음과 같이 용어를 변용한 것 같다.
강신(降神) → 강령(降靈)
접신(接神) → 접령(接靈)
강신(降神) → 강령(降靈)
접신(接神) → 접령(接靈)
동학-천도교에서는 (내부적인 해석은 잘 모르겠지만) "✕靈"이란 단어들(신령, 허령, 천령 등)로 부터 이끌려나오는 것들을 통틀어서 영(靈)이란 단어로 개념화하는 것 같다. 그래서 "천(天)은 곧 영(靈)"이 되며, 다음과 같이 말해진다.
汝必天爲天者 豈無靈性哉 靈必靈爲靈者 天在何方汝在何方求則此也 思則此也 常存不二乎《法文》너는 반드시 한울이 한울된 것이니, 어찌 영성이 없겠느냐. 영은 반드시 영이 영된 것이니, 한울은 어디 있으며 너는 어디 있는가.구하면 이것이요 생각하면 이것이니, 항상 있어 둘이 아니니라.
※ 의암(동학-천도교)의 개념어 속에서는 天=靈=氣로서 '모두 같음'이며, 이를 따르면 의암의 법설은 적합하다.
하지만 나라면 이렇게 썼을 것이다.
汝必天爲天者 豈無靈性哉 神必神爲神者 天在何方汝在何方求則此也 思則此也 常存不二乎너는 반드시 하늘이 하늘된 것이니, 어찌 영성이 없겠느냐. 신은 반드시 신이 신된 것이니, 하늘은 어디 있으며 너는 어디 있는가.구하면 이것이요 생각하면 이것이니, 항상 있어 둘이 아니니라.
논학문에서는 천령이라는 말이 보이는데("今天靈降臨先生 何爲其然也"), 한국어에서 보통 '천신'이라고 부를
듯한 말에 靈자를 사용했다는 것은 神을 대치하거나 혹, 수운은 靈이라는 용어를 기의 일종(영묘한 기운)이나 기를 설명하기 위한
용어로 보았을 가능성이 있다("氣者 虛靈蒼蒼").
즉, 靈이라는 건 하늘을 지칭한다기 보다는 神을 대치하고 '영묘한 무언가'를 가리키거나 그 정도로 꾸며주는 말(영묘한〜)에 가깝다고 판단할 수 있으며, '한울'과 마찬가지로, 용어의 오독이라고 생각된다.
※ 이 포스팅의 논지는 어디까지나 天≠靈=氣.
더하여 사견을 섞는다면, 통합이 필요한 경우 神과 靈의 차이는 앎(지각)의 유무에 두면 어떨까 싶다.
하여튼 이러한 神-氣를 도가의 精-氣-神과 연결하여 생각해 본다면, 情-氣化-神靈으로 보아 나름의 의미를 갖출 수 있는 것 처럼 보이는데, 수운의 초안은 이런 식이 아니었을까라고 추측해본다.
수운 |
情 (我情) |
氣化 (接靈之氣·化出於自然之中) |
神靈 (氣化之神·降話之敎=天主之敎) |
無爲而化의 造化 | 至氣今至의 降靈 | ||
*身 | |||
도가 | 精 |
氣 |
神 |
의암(동학-천도교) | 心 | 氣 | 神 |
[*身無氣化之神 《東經大全, 論學文》]
"爲 天主 顧 我情"의 情이 여기에 있는 듯하며, 情-氣化-神靈의 작용은 몸 안팎에서 벌어지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
변경점
- 2018-08-10 초안 작성.
- 2018-08-14 본문 수정.
- 2018-08-15 제목 및 본문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