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근본을 性靈이라 일컫는다면, 이 靈은 하나일까 여럿일까?
[앞선 포스팅을 따른다면 性神. 차후에 정리할 필요가 있을 듯.]
만일 각 개체마다 靈이 주어져 있다고 한다면 그 것은 여럿이라고 할 만하다.
반대로 개체 초월적인 대상을 天이라고 한다면 그 것은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天 = 靈 = 氣"의 관계 중, 天(한울)-靈(성령)은 하나-여럿이라는 관계로 맺어지며,
이 것은 수운-해월-의암-춘암으로 이어지는 동학-천도교의 내적 구조다.
반면, 내가 생각하는 수운의 초기 아이디어는 "天 ≠ 靈 = 氣"라고 생각되고,
하나-여럿은 靈 자체에서 분화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靈이라는 것은 天의 소산이면서, 그 것의 가장 가까운 지시자가 된다.
즉, 강령 있음(하나, 靈)은 곧, 지기금지(여럿, 氣)인 것이며(※ 지기 는 허령창창),
개체적인 靈(사람)은 접령 이후에 초월적인 神(하늘) 안에서 통폐합되는 것.
또, 수운은 天을 해설하지 않았는데, 이를 두고서 동학-천도교의 논지라면,
"한울은 여럿일 수 있기 때문(天=靈 곧, 일즉다)"로 해석할 수가 있다.
"物物天 事事天"이라는 말 처럼 이름은 하나이나 실체는 여럿이기 때문에 특정할 수가 없는 것.
반면, 내 논지 속에서 수운이 天을 말하지 않은 것은,
단순히 앎을 위해[알게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붙이고 말한 이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시천주 역시, 天의 실체성을 말하는 동학-천도교에서는 실질적인 양천주(養天主)로 비화될 수 있지만,
내게 시천주라는 것은, 이미 주어진 靈으로서 영접하는 것이므로 같이 말하지만 다름이 있다.
덧.
해월-의암만 보면 동학-천도교는 범신론이 맞아 보인다[범신론으로 접근해도 무리 없어 보인다].
수운은 좀 의심스럽지만, 총애했다는 해월을 본다면 그 역시 결과적으론 범신론자였을 것.
덧2.
앞서 포스팅했던 것을 토대로 삼아 일정 부분 수정한다면(내 경우에 한함),
- 靈 → 神
- 性靈 → 性神
- 神 → 靈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