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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일지/메모장

ㅿ의 등장과 퇴장

2020-09-30 추가사항: 유비음? 무비음? 비음 기준으로 보는 자소분류


이 글은 항상 그렇듯, ㅿ에 대한 상상물이다. 상상하기 전에 두 가지를 전제한다.

 

  • 고대 부터 현대 까지, 한국인들은 [z/ʑ] 음가에 대한 개념이 없다.
  • 고대 부터 현대 까지, 한국어는 구개음화를 겪어오고 있다.

 

ㅿ의 등장

파생적 등장(2020-09-26)

전제는 한국어는 고대 부터 주변 언어(일본어나 중국어)와 달리 유성 치경* 마찰음이 아예 없었다고 보는 것이다. 별도의 훈련이 없는 순수한(?) 현대 한국인들의 언어 감각에서는 [z/ʑ]가 대체로 [d͡z/d͡ʑ](치경* 파찰음)으로 받아들여지지 도무지 마찰음 [s/ɕ]과 같은 계열이라고 여겨지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ㅅ의 유기음 설이 있지만).

 

그렇다면 ㅿ는 대체 어떻게 나타나게 된 걸까? 나는 이 것이 [ɲ̟͡ʑ]로 나타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ⁿz] 비스므리하게 나타나지 않았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러면 응당 [ᵐb, ⁿd, ᵑɡ]도 있어야 하겠지만 한국어에는 그런 흔적이 없어보인다.

 

ᅁ/ᵑɡ/ ᄕ/ⁿd/ ᄜ/ᵐb/ ᅀ/ⁿz/ …?

[이 부분은 아래 항목에서 보충.]

 

오히려 한국어는 비음이 약한 언어에 가깝다. 그래서 생각하기를 그러면 혹시 ㅿ도 그런 와중에 나타난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일단, ㄴ/n/이 약해져서 ㄷ/d/에 가깝게 되어가는 것 처럼, ㅥ/ɲ̟/이 약해져서 어떤 /ɟ/(?) 비슷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한 편으로, 한국인들은 구개음 자체가 어떤 독립적인 음소를 갖추고 있다고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까 [n] = [ɲ̟], [d͡z] = [d͡ʑ]인 것 처럼, [d] = [ɟ]로 들렸을 것이다. 때문에 ㅿ는 좀 더 다르게 변형된 현태 즉, 약화된 치경구개 비음의 구개음화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일시적으로 놓여있던 중간적인 상태에 가까웠던 음소가 아닐까?

 

ㄴ/n/ → ㄷ/d/
↳ 디/di/ → 찌/d͡ʑi/
ᄔᅵ/ɲ̟i/ → */ɲ̟͊i/ 〜 ᅀᅵ/ɲ̟͡ʑi/ → /ɕʰ·x·∅/
↳ 띠/ɟi/ → 찌/ɟ͡ʑi/

 

이런 구도로 본다면, 왜 ㅿ이 ㅈ으로 발전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 대강의 예상을 할 수 있게 된다. (현대) 한국인들이 ㅅ[z·ʑ]를 ㅈ[d͡z·d͡ʑ]로 알아듣는 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구조적 등장(2020-10-04)

이전글의 ㅿ의 등장을, 다시 '파생적 ㅿ 등장'이라고 이름한다면, 이 것과는 조금은 다른 방식의 등장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 것은 어떤 음운으로 부터 파생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구조 속에서 전체적인 규칙들의 관계를 고려하여 소리가 자리매김한다는 것이다(후략)

[+ 추가사항 참조]

 

ㅿ의 퇴장

다만, 본문은 ㅿ이 ㅅ나 ㅇ로 변했는지에 대한 구도는 잘 만들어주지 못하는 것 같다… 일단 음운 변화는 두 가지를 단계적으로 진행했다고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추가사항 참조]

 

  1. 비음 약화와 마찰음 강화: ㅥ → ㅿ
  2. 비음 소실과 마찰음 약화: ㅿ → ㅅ
    • 혹은, 마찰음 소실: ㅿ → ㅇ

 

보충: 가나 문자에 대한 정음의 ㅿ 표기

과거 가나 문자 표기시 정음을 표기할 때, ざ행에 대해서 ㅿ 표기가 있었던 덕분에, 잠시 ㅿ/z/가 맞는 건가? 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 당시에도 한국인들은 [z]를 ㅈ으로 알아들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니까 추정할 때 ㅿ 표기가 ざ행에 쓰인 건, 어디까지나 ㅿ에 비음이 섞여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비음이 없는 ㅉ/d͡ʑ/와 비음이 있는 ㅿ/ɲ̟͡ʑ/가 있을 때, 후자를 선호했던 것.

 

ガ: ᅁᅡ/ᵑɡa/
ザ: ᅀᅡ/ⁿza/
ダ: ᄕᅡ/ⁿda/
バ: ᄜᅡ/ᵐba/

 

변경사항

  • 2020-10-04 구성적 등장 인용문 추가

 

 

덧.

카카오는 스킨만 바꾼 네이버 블로그를 원하는 것 같다.

네이버 블로그는 써보다가 치워버렸는데?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