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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수집·소고/한국어

유비음? 무비음? 비음 기준으로 보는 자소분류

저번 글 ㅿ의 등장과 퇴장을 적은 뒤에, 몇 가지 사항들이 이리저리 굴러다니더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현대 한국어는 유기음과 무기음으로 대립하며 자소가 나뉜다. 동국정운이나 일본어 같은 경우는 청탁에 따른 무성음과 유성음을 말하고 있다.

 

그런데 옛한국어는 현대 한국어와 달리 유기음이 크게 발달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청탁으로 구분했던 것 같지도 않는데, 그렇다면 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삼은걸까?

 

그래서 말인데, 혹시…

비강음(콧소리)를 기준으로 삼지 않았을까하는 데 생각이 미쳤다.

 

유비음과 무비음

그렇게 바라보니, 정음에서도 그렇고 비음을 기준으로 삼아도 자소 분류가 상당히 잘 맞아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예전에 적어둔 것을 참고하여 표로 구성하였다.

 

1. 불청불탁이다.
2. 끝소리 ㅿ 은 ㅅ과 대립하는 비강음일 수 있다(ㄱ:ㆁ, ㄷ:ㄴ, ㅂ:ㅁ, ㅅ:ㅿ, ㆆ:ㅇ).
(이하 생략)

 

비음대립 자소분류

유비음(有鼻音) 무비음(無鼻音)
ㆁ/ŋ/ ㄱ/k/; ㅎ/h/, ㅋ/kʰ/
ㄴ/n/ ㄷ/t/; ㄹ/ɾ/, ㅌ/tʰ/
ㅁ/m/ ㅂ/p/; ㅸ/ɸ/, ㅍ/pʰ/
ㅿ/ɲ̟͡ʑ/ ㅅ/ɕʰ/; ㅈ/t͡ɕ/, ㅊ/t͡ɕʰ/ (sʰ-t͡s-t͡sʰ)
ㅇ/∅/ ㆆ/ʔ/

 

이렇게 관점을 잡으니, 지금 까지 혼자 노는 것 처럼 보이던 ㅿ도 뭔가 좀 자리가 잡혀보인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반치음을 두고서 무성음 ㅅ에 대립하는 유성음 ㅿ으로 말해지지만, 그 건은 유독 잇소리에서만 청탁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 좀 뜬금 없다는 말이지.

그래서 기준을 새로 잡는다면, 나는 그 것을 무성음 ㅅ과 엮이는 유성음 ㅿ이 아니라, 무비음 ㅅ과 엮이는 유비음 ㅿ으로 제시해볼 수 있을 것 같다(겸사겸사 불청불탁으로서 탁음도 포함).

[+2020-10-04 국어에 있어서 불청불탁 이란 개념은, 탁음을 가리키는 것 이상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덧붙이자면 현대국어 기준이지만, 한국어 ㅅ은 유기음에 가까워서 어중에서도 쉽게 유성음화하지 않는다. 그래서 '두서'가 어중에서 유성음화 되서 '두ᅀᅥ>두어'가 되었다는 주장도 뭔가 좀 빠져있다고 생각한다. 어중에서의 변화는 유성음화가 아니라 다른 무언가가 아닐까?

 

구조적 ㅿ 등장

이전글의 ㅿ의 등장을, 다시 '파생적 ㅿ 등장'이라고 이름한다면, 이 것과는 조금은 다른 방식의 등장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 것은 어떤 음운으로 부터 파생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구조 속에서 전체적인 규칙들의 관계를 고려하여 소리가 자리매김한다는 것이다(실제로 가능한지는 모름).

 

즉 무비음과 유비음이라는 구조 속에서 음소들간의 규칙들을 고려하여 상대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졌다는[약화되었다는] 말이 되겠다.

 

  • ㄱ ↔ ㆁ
  • ㄷ ↔ ㄴ
  • ㅂ ↔ ㅁ
  • ㅅ ↔ 미지음 x (ㅿ)

 

그렇다면[구조적인 등장이라면], ㅿ이 사라진 것은 국어의 진화(적응)에 따라서 그 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진행된 결과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국어가 예전의 구조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표면적으로는 더 이상 돌아올 일은 없겠다.

 

음운 변화

저번에 잘 모르겠다고 했던, ㅿ 소실에 따른 변화 중.

 

ㅿ/ɲ̟͡ʑ/
ㅥ/ɲ̟/ → ㆁ/ŋ/ → ㅇ/∅/  (비음 일반일 경우?)
ㅆ/ʑ/ → ㅅ·ㅆ/ɕʰ/ → ㅅ/sʰ/  (비음 약화일 경우?)
 ┗ ㅈ/d͡ʑ/  (비음 소실일 경우?)

 

이게 가능한지는 모르겠다;;

 

같이보기

 

변경사항

  • 202010-04 구성적 ㅿ 등장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