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천팔괘의 성립에 흔히 문왕과 낙서가 언급되지만, 내가 볼 땐 영 아니다. 도무지 팔괘 속에서 낙서 즉 마방진의 찌꺼기 조차 찾아보기 힘들고, 아무런 연관도 없어 보일 뿐이다. 후천팔괘의 문왕과 낙서는 후대의 전설로 봄이 옳다.
복희 = 선천 팔괘 - 하도
문왕 = 후천 팔괘 - 낙서
이런 구도는 후대 음양가들에 의하여 관계 맺어졌을 것이다. 마치 오행의 그 것 처럼 특징을 잡듯이 말이다.
참으로 쓸데 없다. 덕분에 팔괘를 접하는 자들이 하나 같이 헛생각에 빠져서 시간을 낭비하고 쓸데 없는 글을 써 남기게 된 계기를 만들었으니 말이다. (그들의 잉론에 귀기울이는 일이란 호수에서 깡통을 낚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각설하고, 팔괘는 구조상 선·후천 팔괘가 함께 만들어졌거나, 후천 팔괘가 먼저 있고, 팔괘의 구조적인 성립이라는 측면에서 선천 팔괘가 제시되었다고 본다.
후천팔괘의 구조를 이리저리 뜯어보면, 결국 (동서양)고대인의 사고 방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 ☲ ☷ 巽 離 坤 風 火 地
☳ ☱ 震 兌 → 雷 澤
☶ ☵ ☰ 艮 坎 乾 山 水 天
위를 비교적인 관점에서 바꾼다면 다음과 같다:
☴ ☲ ☷ 風 火 地 : 陰
☳ ☱ 震 澤
☶ ☵ ☰ 土 水 天 : 陽
이번엔 알아보기 쉽게 돌려서 다시 보자:
陰 陽
☷ ☱ ☰ 地 澤 天
☲ ☵ 火 水
☴ ☳ ☶ 風 動 土
정말 별거 없다.
후천팔괘도의 정체란, 사실상 태괘와 진괘를 기준으로 음양으로 반반[對對] 해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 구성 역시 다른 문화권의 사대력(火氣水土 or 地水火風)과 함께 세계 또는 우주를 자기네들 방식으로 그려놓은 것과 하등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여기에서 무슨 하도가 있고, 낙서가 있겠는가? (하... 시간이 아깝네...ㅡㅡ)
후천 팔괘가 선천 팔괘의 배열과 가장 큰 차이를 두는 점이란, 괘상이 아니라 괘의(卦意)에 의미를 두고 배열되었다는 것이다. 후천 팔괘가 상극이고, 조화롭지 못하다는 말들은 후대에 붙여진 설에 따른 단견일 뿐, 팔괘는 선천이고, 후천이고 모두 적합하게 그려져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정말이지 시간이 아깝다...ㅡㅡ)
선천 팔괘의 양의-사상으로 이어지는 분화성립이야 익히 알려져 있으니 생략한다.
2015-02-07
1. 후천팔괘의 작성자는 태괘와 진괘를 기준으로 잡아놓을 때, 정말 단순한 발상으로 잡아둔 것 같다.
陰 陽│
양 양│음↘
음효☴ ☲ ☷극
음↕ ↕ 음
陰 ☳ ▶▷☱ 陽
양↕ ↕ 양
양효☶ ☵ ☰극
음 음│양↗
陽 陰│
아마도 후천팔괘 작성자는, 흔히 팔괘도하면 떠오르는, 괘가 팔각형으로 둘러있는 형태가 아닌 네모반듯하게 놓여진 기호로로 생각하고서 작업했던 것 같다. 근데, 이 건 아무리 봐도 상·중·하효라는 개념은 모두 무시하고 순전히 괘의 형태만을 가져다가 써먹은 듯?
뭐, 아무래도 좋다.
2015-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