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앞서 후천팔괘도의 정립 의의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만약, 후천팔괘와 낙서를 억지로 연관시키고자 한다면, '합이 15'라는 사항에 주목할 수는 있지만, 그 것 자체를 팔괘도와 직접적으로 연관지을 수는 없다.
물론 해당 포스팅에서는 틀린 말이되었지만, 저 발언은 죽지 않고 살아남아 이 포스팅의 착상을 제공하게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후천-문왕팔괘도가 낙서의 차순에 따른 아이디어를 빌어다 그렸다면, 후천-정역팔괘도(일부팔괘도)는 기존의 팔괘도를 좀 더 낙서스럽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아무래도 김일부 선생은 유학자의 틀 안에서 사고하다 보니, 후천팔괘도가 그려진 연유를 몰랐던 것 같으며, 때문에 자신 만의 방식(성리학자의 방식)으로 재작성한 듯?
디자인 정리
다음은 정역팔괘도와 낙서를 연관지어 설명한 그림이다:
낙서의 정음정양
정역팔괘도가 낙서를 기반으로 짜여진 것은 아무래도 낙서 자체가 보여주는 마방진으로서의 안정성(각각의 합이 15) 때문일 것이다.
어떤 말 중에 낙서-후천팔괘도는 난음난양(亂陰亂陽)이나 분열이니 한다지만, 앞선 포스팅에서 밝혔던 것 처럼 선·후천팔괘도들은 모두 제대로 짜여있다. 물론 정역팔괘도 역시 이름 처럼 잘 짜여있으리라 여겨진다. (일단은.)
정역하면 흔히 정음정양(正陰正陽)이라 하는데, 생각해보면 낙서만큼 이를 바로 보여주는 것도 없다. 낙서는 마방진으로서 각 합이 모두 15로 일정하다. 만약 정역이 정음정양한 저 낙서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면, 각 변은 15, 대각선상의 합은 10으로 또는 이런 식의 합이 도출되도록 디자인되었을 것이다.
다른 형태의 정리
기존의 정역 연구 중 용담도라는 것이 있다. 순천도(順天道)의 교주 장기준(張基準)이 그렸다고 하는데, 낙서 처럼 마방진을 표방하되 1이 빠지고, 10이 들어갔으며, 각 합이 18, 대각의 합은 12가 되도록 짜여졌다. (그냥 합이 18인 3x3 마방진이다.) 아무튼 이게 정역 쪽에서 나올만한 수치가 아닌 것 같은데, 아무래도 정역이 아닌 북창 정렴의 팔괘시를 근원으로 삼기 때문이거나 자신들의 교리를 설명하기 위하여 꾸며진 감이 있다고 생각된다.
참고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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