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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일지/나ᄀ서자ᄋ

…만난다?

'길은 달라도 같은 산을 오르기 때문에 정상에서 만난다'라는 주장이 있다.

대체로 저 주장에 뒤따르는 건 어떤 거대한[우주적인] 통합이지만, 글쎄다.


이질적인 사유체계가 저 정도로 능히 통합될 수 있다면, 세상은 진작 평화로워졌을 것이다.


어떤 사상이 등장하는 것은 그에 걸맞는 문제(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문제를 풀고 있다면 상대적으로 통합이 혹 쉬울 수도 있겠지만,

전혀 다른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그 건 그냥 맥락 자체가 다른 것이다.


[물론 이용(흡수)한다는 방법이 있지만, 이건 좀 일방적인 면에 가까워서 '만난다'라는 표현은 솔직히 억지스럽다.]



가령 그리스도교의 평화와 불교의 평화가 같을까?


표면적인 면이나 그 풀이·작용방식에서 오는 유사성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이면적인 면에선 전혀 다른 문제가 도사리고 있을 뿐이다.


질문을 던져보자.


지금 부처가 천국에서 하나님 찬양! 이러면서 노래하고 춤추고 있다고 주장하면 받아들일거 같나?

지금 모세/예수가 오도송으로 무상무아 무시무종 일체유심조이랬다고 주장하면 받아들일거 같나?


하나님의 의를 갈구하려는 인간과 고통으로 부터 해탈하려는 인간의 평화는 전혀 다른 경험과 이야기다.



결과적으론 어차피 편해진다는 거잖아요?

맥락을 무시하고 머리를 굳히면 편해지겠지.




저 주장에 대해서 피력해 보자면,


아마도 자기 체계의 한계를 맞이하거나 발견했다면, 혹 다른 사상에 대해서 좀 더 개방적이 될 가능성은 있을 것이다.



덧. 내 맘이 열리게 두드려줘~ 세게 쿵쿵~ 다시 한 번 쿵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