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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수집·소고

삼신할머니에 대한 소고

삼신할머니가 삼신(三神)과 연결될만한 아무런 요소/신화소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무뇌아처럼 비판적이지 못했던 것은 곧 무관심에 다름이 아닐 것이다.


이런 저런 떠도는 말들을 조합해보면, 삼신할머니란 그저 마고(麻姑)였을 뿐이다.


'삼 麻(마)'.


마고의 姑는 다른 곳에서 구나 귀로 전하니, 삼신의 신 즉 검/곰/고마 따위와 연관이 혹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니 삼신을 다른 형식으로 정확히 옮긴다면, 마고라기 보다는 마신(麻神)이 맞겠다.

(우연의 일치에 가깝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말 '삼'과 중국의 麻가 정말 우연히 맞아떨어진 듯?)


삼신할머니가 삼신(三神)이 된 건, 비슷한 음으로 재구하려다 보니 엮인 케이스이거나 불교의 영향(삼신제불 등)을 받았거나 할 것이다. 추가로 언어적인 혼동으로 인하여 산신(山神)과도 엮였을 것이고(사람들이 받드는 모양새를 보면, 신적인 속성을 서로 나눠같기도 한 것 같다),


또 생각해볼 때, 마고신의 창세와 삼신의 생산은 대소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 세상이나 인간에 대한 창조라는 모종의 모티브를 가지고 있다. 적어도 어느 한 쪽이 먼저 발생하여 전이되었을 것이다.


그럼 의문이다. 대체 창조와 삼[麻]은 무슨 관계일까? 한국민속신앙사전을 보니 삼과 태를 연관짓고 있다. 과연, 국어사전을 보니 다음과 같은 뜻으로 등재되어있더라:

삼 = 태아를 싸고 있는 막과 태반(胎盤).

삼이란 건 결국 대마(식물)이 아니라 사람의 태 전반을 지칭하는 것이며, 삼신이란 태의 신이란 말이겠다. 그렇다면, 마고신이란 창세신은 발상의 선후상 삼신 보다 뒤로 밀린다. 생산신으로서 삼신이 먼저 있고, 이러한 창조성이 확장되고, 달리 적어져 마고라는 이름으로 등장했을 것이다. (위에서 적었듯 중국의 마고의 영향도 있었겠지?)

삼신(-神) => 산신(産神) => 산신(山神)

↔ 마고(麻姑)

▷ 삼신(三神)

삼신 마고라는 이름으로 확장된 것으로 봐선 산신(産神) 보다 먼저일 것이고, 산신은 삼신의 속성과 언어유희에 따른 변형일 것이다. 뜻은 그런대로 통하니 처음 저렇게 적은 사람은 만족스러웠을 듯하다.


적어놓고 보니 삼신의 변형 중에 삼신(三神)은 제일 어이 없는 변형이다. 처음 저렇게 사용한 인간이 누군지 궁금하다. 그 인간 때문에 지금도 순우리말 '삼'이 三이 되어 해괴한 발상을 세상에 전하고 있다. 앞으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