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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일지/메모장

기도에서 반복되는 네 가지 특질

그리스도교인은, 어떻게 해야 옳바른 그리스도교인으로 남을 수 있을까?

 

최근의 벌어진 사이비 이슈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정상적인 교단에 잘 나가다가 이상대로 빠져더니 맛이 가버린 교우들;; 반대로 자기우월주의 빠져서 헛소리나 하고 있는 이른바 정통적통이라는 교우들…….

[자기우월주의에는 수가 많든 적든, 정통이든 이단·사이비든 별관계 없어보인다. 어차피 정신승리 영역일 테니.]

 

나 역시도 저렇게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렇다면 이런 나를, 그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만 할까?

 

열심히 성경을 읽고, 신학적 지식을 쌓고, 정도를 걷는 이들 위주로 교류하면 되는가? 정말 좋은 방법이다.

 

근데 알아보면, 주께서 '이렇게 해라'하고, 친히 명하신 것이 있으니 바로 '기도'다.

기도를 통하여 그리스도교인은 기본적인 태도를 학습할 수가 있다.

 

기도에 대해선 여러 사람들이 꾸준히 말해왔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기도는 이렇다 저렇다, 이런 기도 저런 기도 등등등. 흠… 왠지 점점 번잡해지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것들은 치워버리고, 무엇이 기도를 기도답게 만들 수 있는지를 추려내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기도자는 그러한 요소들을 갖추어가는 것으로서, 자신의 기도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네 가지 특질들

내가 볼 때, 그리스도교인의 기도는 반복되는 네 가지 특질을 갖출 수 있는 것 처럼 보이는데 다음과 같다.

 

  1. 찬양(讚揚)
  2. 간구(懇求)
  3. 반성(反省)
  4. 심고(心告)

 

이상의 특질을 강하게 반영하는 기도일 수록, 쉬지 않고 반복될 수록, 좋은 기도라고 할 수 있겠다.

 

살펴볼 때, 네 가지 특질 중, 앞의 두 가지는 기도자인 인간의 비중이 적다. 하나님은, 찬양 이전에 스스로 위대하시고, 간구 이전에 이미 아시는 분이시다. 따라서 기도자에게 있으서 실질적으로 비중이 큰 것은 뒷부분인 반성과 심고라고 할 수 있겠다.

 

찬양

주님을 높이고 기리는 것이다. 여러 시편이 이러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사실 하나님께 기도한다는 것 자체가, 한 편으로는 자신을 낮추고 그 분에게 의탁한다는 것이니, 기도라는 행위 자체는 가장 간단한 찬양이나 마찮가지일 것이다.

 

간구

간절하게 바라고 구하는 것.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라면 그 건 간구가 아니라 지나가는[충동적인] 생각일 것이다. 이렇게 지나가는 생각은 반복되지 않으며, 쉬지 않고 기도하는 토대가 되지도 못한다.

 

반성(성찰)

반성 없는 기도는 맹신의 첫 걸음이다. 주님께 도와달라며 청하고서는 아무 것도 안하고, 아무 생각도 없다면 그 것이야말로 도둑놈과 별 다를 바가 없다. 온전하게 주님께 맡긴다는 식의 변명과도 곧잘 어울리지만, 그런 태도를 가진다면, 자기가 원하는대로 풀리지 않아도 받아들여야만 할 것이다.

 

비슷한 이유로 기도자가 책임을 질 수 없는 이른바 방언 기도도 좋다고 보기는 힘들다. 개인적으로 그건 짐승이 울부짖는 것이지 사람의 말씀이 낄 여지는 별로 없어보인다.

 

심고(마음 아룀)

심고는 말 그대로, 마음으로 아뢰는 것 인데, 이 부분은 개인적인 동학 이론에서 일정부분 참조하고 있는 것이다.

 

행위적인 면에서는 특별 심고와 일반 심고로 나뉠 수가 있을 것 같다. 전자가 특정 기도 안에서 아뢰는 것으로 예수 기도 처럼 특정한 상황과 환경을 만들어서 유도 → 일반화시켜가는 것이라면, 후자는 일반적인 상황 부터 특수한 여러 상황까지 두루 아뢰는 것으로서, 동학-천도교에서 가르치는 것 처럼, 갈 때는 갑니다 하고, 먹을 때는 먹습니다 하는 것이다.

 

그래서 심고라는 건 묵도(默禱)와는 다른 것이다. 어묵동정(語默動靜)이 모두 마음에서 나오는 바, 이 것들에 대한 아룀이 있다면 그 것이 심고다(말을 하고 - 조용하고 - 움직이고 - 멈춰있는 것들이 사물 가운데서 어떻게 놓이며 또, 아뢸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심고의 영역일 것이다).

 

※ 기도와 주문

참고로 예수 기도와 동학 주문의 경우, 이상의 네 가지 특질이 모두 반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 기도: 찬양 - 간구 - 반성 - 특별 심고(심장 심고).
  • 주문: 찬양 - 간구 - 반성 ⊂ 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