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이렇게 말해지는 것 같다. 대체로 그럴싸하게 보이지만, 다음 부분은 의문이다.
왜, ㅐ/ɐj/에서 단모음으로 전설화 되었는데, /æ/가 아닌 /ɛ/인 걸까? 그냥 앞으로 당겨졌어야 하는 것 아닌가?
/ɛ/ ← /ɐj/ (고설·전설화) ← 의문
/æ/ ← /ɐj/ (전설화)
이를 두고 곰곰히 생각해본 결과, 이 안은 '(ㅔ/e/, ㅐ/ɛ/) ← (ㅔ/əj/, ㅐ/ɐj/) 란 컨셉에 맞춰서 설정된 것이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게 되었다.
또 생각해볼 때, 한국인은 중저모음과 중고모음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않는다?). 그러니까 가령, /ɔ/와 /o/는 대개 /ㅗ/로 들리고, /ʌ/와 /ɤ/는 대체로 /ㅓ/로 들린다. 한 마디로 말해서, /ɛ/와 /e/는 처음 부터 모두 /ㅔ/로 들렸을 것인 즉, ㅐ/ɐj/와 ㅔ/əj/가 각각 /ɛ/와 /e/로 단모음화 되었다면, 후대에 와서 음이 소실되고 말고가 아니라 애초 부터 분간이 잘 가지 않는 소리로 변했다는 것이다.
※ 나 역시도 ㅐ/ɛ/와 ㅔ/e/를 구별하지 못하고, 다만 들리는 소리가 가지는 미묘한 높낮이에 따라서 좀 다르게 느끼면서 위화감을 가질 뿐이다.
하지만 내가 볼 때는 처음 부터 그랬을 것 같지는 않고, 다음과 같은 루트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루트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 ㅡ/ə/에서 ㅓ/ʌ~ɤ/(중저·중고모음)이 분화(중저·중고모음은 혼동됨).
- ㅔ/ʌj/(중저)와 ㅔ'/ɤj/(중고)가 각각 /ɛ/와 /e/로 전설 단모음화,
2의 영향을 받아 ㅐ/ɐj/가 /æ/로 불안정한 전설 단모음화. - ㅔ/ɛ/와 ㅔ'/e/가 통합되고, ㅐ/æ/가 ㅔ/ɛ/로 흡수되는 모음상승이 일어남.
- ㅐ와 ㅔ의 혼동(중저·중고모음의 혼동).
그래서 생각해 봤을 때, ㅐ의 소실이란 /æ/에서 /ɛ/로 변했을 때, 이미 사라졌다고 할 수 있겠는데, 사실상 현대 한국어의 ㅐ는 ㅐ의 탈을 쓴 ㅔ라고 할만 하겠다.
원형인 ㅐ/ɐj/와 ㅔ/ʌj/는 고저와 함께 전후로도 경계가 발생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서, ㅐ/æ/와 ㅔ/ɛ/는 같은 전설모음에다가 고저차도 별로 없었다는 점이, 비록 ㅐ/æ/가 ㅔ/ɛ~e/의 영향으로 단모음화했겠지만, 쉽게 혼동되다가 흡수되었을 것으로 추정해본다.
※ 근처에 ㅔ/ɛ/가 없이, ㅐ/æ/와 ㅔ'/e/ 정도의 거리차였다면 좀 더 상황이 나았을 것이다.
덧.
근데 이렇게 써두면 결과적으로 기존 안이나 내 안이나, ㅐ와 ㅔ가 처음 부터 구분이 잘 가지 않는 소릿값으로 변했다는 말이 되는데, 이 건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래서 억지를 좀 붙이자면,
ㅐ와 ㅔ가 처음으로 단모음화하기 시작한 곳은 ㅐ/æ/와 ㅔ/e/로,
ㅐ와 ㅔ가 어느 정도 변별 가능한 지역이었을 것이다(ㅏ/ɐ/와 ㅓ/ɤ/).
정도가 될까?
※ …라고 생각했었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별 문제는 없을 것 같다. 동시적인 것이 아니라면 굳이 변별 따위가 있어야할 필요성은 적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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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