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면 적어두는 삼위일체…;
거룩하신 세 분의 실재로 계시하시고, 유일하신 하나의 존재로 계시는, 하나님.
삼위일체와 삼위일체론은 구분해두는 것이 좋다.
우선 그리스도교의 '하나님의 계시'라는 주제에 비추어볼 때, 삼위일체는 논리적인 과정으로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계시되어 알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삼위일체가 먼저 있고 또 우선적이며, 삼위일체론은 삼위일체를 조리있게 풀어내고 이해를 위한 이론적인 작업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
하나님의 계시란 건, 그리스도교에서는 인간이 하나님을 발견할 수 없다. 역으로 하나님이 인간에게 자신을 계시하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삼위일체는 여기에 부합한다. 인간이 삼위일체로 부터 하나님을 찾을 수는 없다. 하지만 역으로 하나님은 삼위일체를 통해 인간에게 자신을 일방적으로 계시하고 계신다.
그렇기 때문에 삼위일체로 부터 하나님을 발견하려 한다면, 그 결과는 무위에 그쳐야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다. 다시 말하지만, 삼위일체로 이해하는 것과 삼위일체론으로 이해하는 것은 서로 다를 수 있다(하지만 둘의 지향점은 같다!).
여증과 같은 부류의 주장 속에선 삼위일체를 일러, '머리 셋 달린 괴물'로 말하는데, 계시되지 않았으면서 억지로 이해를 해야만 하는 삼위일체는 그럴 수[괴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계시를 말하자면, 지구 주위를 찻주전자 신이 돈다거나 스파게티인지 라면인지하는 신이 날아다닌다고 할 때, 인간이 그들을 어떠한 방식으로든 스스로 발견할 가능성이 있다면, 그 것은 하나님이 아니다(찻주전자 신이거나 스파게티 신이거나 할 수는 있다).
삼위일체도 그렇다. 여기서 부터 무언가를 발견했을 때, 그 것이 계시를 따르지 않는 것이라면, 하나님과는 더이상 무관하며, 그 것은 우상일 뿐이다.
고도로 발달된 관측 도구, 어떠한 정신 상태, 초자연적인 신비적인 무언가로서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거짓이다. 그러한 것들로 보고, 만나고, 접할 수 있는 신이나 그런 류의 것들을 상정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것들이 계시 안에 있지 않는다면, 역시 그리스도교의 하나님과는 무관하다.
성경으로 부터 그리스도교인은, 성삼위로 각각 실재하시는, 성부·성자·성령의 하나님을 만난다. 그런데 또, 성삼위 하나님은 유일하게 존재하시는 하나님이시다. 말이 되나? 안될 수 있다.
이렇게 말이 되기 어려운 삼위일체계시를, 말이 되게 재구성하면 삼위일체론이 된다.
그런 점에서 이 계시는 부정 신학과도 어울린다.
덧. 전에도 말한 것 같지만, 난 삼위일체론이 좋다……. 확실히 종교(religion) 같잖아?
덧2.
삼위일체계시가 삼위일체론으로 되기 위해서 별별 방법들로 정당화시켜려고 애쓴 역사가 있지만, 계시 자체를 위해서라면 모두 치워버리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이론으로 보충하는 것은 그 다음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