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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일지/메모장

ᄇᆞᄅᆞᆷ/ᄀᆞᄅᆞᆷ, vāta…

오늘도 망상 어원 추적을…


그리고 이 건으로 어원 쪽은 손대지 않을 것이다. 잘 아는 것도 아니고…

아무튼 이 건은 나중에 AI가 등장해서 처리해주면 금방 끝날 것 같다.


필요한 부분만 취하고, 나머지는 기다리기만 하면 될 듯.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만…….




바람과 가람의 어원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말들이 있어 왔다.

혹자는 상고한어의 風/*prəm/과 江/*kˤroŋ/에서 왔다고 주장하나, 글쎄? /prəm/은 그렇다 쳐도 /*kˤroŋ/은 영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좀 더 일관성 있는 설명을 위해서 다음과 같이 특정 지어봤다.


ᄇᆞᄅᆞᆷ과 vāta

이번에도 역시 원시 한국어와 산스크리트어의 결합.


먼저 바람의 어원은 인도-이란어인 vāta에서 왔다고 보았다. 다음과 같다.


아베스타·산스크리트어(वात)

vāta+-ᄋᆞᆷ → ᄇᆞᄃᆞᆷ/vɒtɒm, bɒdɒm/ ≫ ᄇᆞᄅᆞᆷ/pɒ.ɾɒm/ > 바람/pɐ.ɾɐm/

[원시 한국어도 지금 처럼 맑은·흐린소리 간의 대립을 고려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바람이 본디 ᄇᆞᄃᆞᆷ 이었다가 ᄇᆞᄅᆞᆷ이 된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어 안에서도 보였던 바 '바닿-바ᄅᆞᆯ'의 관계가 그렇다.

[아마도 원시 한국어 화자들에게는 어두의 ㄷ/ㄹ의 교체가 어느 정도 있어왔는지도 모르겠다.]

[2018-05-26: 바닿-바ᄅᆞᆯ 은 연음화(자음약화)를 말하기 위한 것인데, 바ᄅᆞᆯ 자체가 원래 그렇게 생겼을 가능성도 있 있다.]


그런데 저렇게 "vāta"에 접미사가 붙는 형태는 다른 언어에서도 일어났다.


వాతము/vātamu/ ← वात(vāta)+‎-ము(-mu)

[텔루구어(드라비다어족)이라고 그런다.]


그렇다면 만약, 원시 한국어가 텔루구어와 같은 언어의 영향을 받았다면, 한국어 역시 "vāta+-ᄋᆞᆷ"의 결합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ᄀᆞᄅᆞᆷ과 खात

바람이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쳤다면, 바람과 유사한 어형을 가진 가람 역시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가 있다.

아무래도, 강 이란 뜻으로 /kāta, gāta…/ 등 뭔가 비슷하게 나와주어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는 없었다.


대신 '배수로/도랑'이란 뜻을 가진 खात/khāta/를 사전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단, 어느 시기의 단어인지는 모르며, 헛발질일 가능성이 높음. 뭐, 일단은…]


그렇다면 가람의 변화는 다음과 같았을 것이다.


산스크리트어(खात)

khāta+-ᄋᆞᆷ → ᄀᆞᄃᆞᆷ/khɒtɒm, kɒdɒm/ ≫ ᄀᆞᄅᆞᆷ/kɒ.ɾɒm/ > 가람/kɐ.ɾɐm/ (가람은 진즉 사장됨.)

[고대 한국어에는 거센소리가 희박하였으니, 원시 한국어에서 차용하였을 때도 거센소리를 예사소리로 알아들었을 것이다.]


즉, 가람 이란 건, 원래 어원상 '강'이 아니라 '배수로'였을 것이다. 그리고 강 을 말하는 건 아래와 같다.


냏/nɐj(h)/  한국어(> 내)

नदी/nadī́/   산스크리트어


미루어 생각하건데, 어느 시기에 배수로에 불과했던 가람이 내 를 대신한거다.


ᄇᆞᄅᆞᆷ-냏-ᄀᆞᄅᆞᆷ

다시금 상상력을 보태자면, 원래 한국어 ᄇᆞᄅᆞᆷ-냏-ᄀᆞᄅᆞᆷ의 관계는 산스크리트어 वात-नदी-खात 의 관계와 비슷했다.

하지만, 어느 시기에 가람이 내 를 대신하였는데, 나는 그 것이 바로 상고한어 때문이었다고 본다.


다음은 망상 시나리오.


  1. 원시 한국어 화자들이 서쪽 어딘가(중앙 아시아?)에서 발원하여서 동쪽으로 이동한다.
    • 해안·바닷길을 통하여 서서히 이동하다가 시베리아까지 올라간 뒤, 다시 내려왔을 것으로 생각해 본다.
    • 인도 역시 경유지 중 하나였을 것이며, 이 때, 인도 대륙에 있던 언어들의 어휘나 특징들을 차용했을 것이다.
  2. 원시 한국어 화자들은 중국을 경유하면서 상고한어의 특성들을 일부 수용한다.
  3. 정말 우연히도, 원시 한국어 ᄇᆞᄅᆞᆷ/pɒ.ɾɒm/과 ᄀᆞᄅᆞᆷ/kɒ.ɾɒm/이, 상고한어 風/prəm/과 江/kˤroŋ/의 사이에서 자음이 p-ɾ/k-ɾ 로 근사하게 일치한다.
  4. 이렇게 선진 문물(?)인 江 을 수용하면서 소중화가 되고자 '가람'으로써 '내'를 대신하도록 한다.

…였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不盡長江滾滾來… 장강은 배수로로 흘렀다는?


덧.


ᄇᆞᄅᆞᆷ ← vāta(वात)

ᄀᆞᄅᆞᆷ ← खात/khā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