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끔일지/메모장

수운의 무극대도(無極大道)

수운의 하느님관은 불연기연(不然其然)에 입각해서 전개되는데,  이에 따라서 다음과 같은 유형을 갖는다.


불연

 아니다

 부정적

 추상적

 지기

기연

 그렇다

 긍정적

 구체적

 천주


즉, 하느님으로서 수긍하고 긍정하는 것을 이름하여 천주[天主, 하느님]이라 부르고, 하느님으로서 수긍되지 않고 부정하게 되는 것을 지기(至氣)라 이른다.

하지만 지기와 천주는 별개가 아니다. 단지 인간이 지닌 인식의 한계에 따라서 분별되어지는 사항일 뿐이라서, 어긋나고 다르게 보이는 것들이라도 궁극적으로는 통일되어서 하나로 나간다.

내 마음이 곧 네 마음

귀신이라는 것도 나다

등등 사건과 물건이 모두 지기의 작용이라면, 그 것 역시 합치하는 지점이 있게 되는 것이다.

태극도설에는 '無極而太極'이란 유명한 문구가 등장하며, 이는 태극의 궁극성을 보장하기 위한 전제다. 수운이 말하는 무극은 여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데, 그의 개념과 엮어 본다면,


  • 지기 ← 무극
  • 천주 ← 태극


즉 '지기가 곧 천주'[지기면서 천주]라는 말로, 언뜻 보기엔 하느님의 신격이 훼손되는 듯이 보이지만, 결국엔 궁극자로서의 하느님을 길이길이 보전하면서도, 그의 소산들에게까지 덕을 입히게 된다.

이른 바 무극대도(無極大道)인 것이다.


덧.

지기와 천주 간의 우열은 없겠지만, 수운의 주문에서는 선후 관계가 있어보인다. 실제적으로도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