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했다. 난 윤홍식씨가 종교 철학 뭐 그런쪽 사람인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아니었다.
이 사람이 여러 종교·철학적인 주장을 끌어들이는 건, 자기 철학의 사례 혹은 증거로써 차용한다는 것에 가깝다.
즉 주장이나 용어가 나오게 되는 배경·맥락이 좀 잘리더라도, 쓸만하다 싶으면 뜯어다가 붙여넣고 합리화하는 식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성령 = 참나 = 양심 같은 혼종이 튀어나오게 되는 것도 이해할 수가 있다.
흡사 과거 조선의 성리학자들이 인의예지의 사례로 사단을 끌어쓰듯이
윤씨는 자기 이론의 사례로 기존의 종교·철학 등에서 나오는 윤리적인 주장을 동원하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단이 인의예지를 해명해주지 않는 것 처럼, 그가 제시하는 사례들 역시 그의 '양심'을 밝혀주진 않는다.]
근데 현대 철학이런 건 저렇게 무식해 보이는 방법론도 아무 상관이 없나?
본인의 말을 들어보면 과학적인 방법론으로 연구 운운하던데,
저런 방식이 과학적인지는 제쳐두고서라도 제대로된 것인지도 이상하지만.
더군다나 방법은 과학적이지만, 결과는 철학적이라서 공유불가능 같은 소리는 좀…
윤씨가 지닌 가장 큰 문제는 이거다.
시작 부터 끝까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만 끼워맞추려는 데 있다.
여기에 자신도 제대로 해명할 수 없는 개념으로써 시비를 가리려 들면서,
자기 논리와 맞지 않는 기존의 논리는 왜곡·윤색한다.
이러면서도 입에서는 양심을 말하고 있으니, 그 진위가 의심스러운 것이다.
또, 개념을 제대로 해명할 수 없으니 이른바 수행/체험을 강조하지만,
이 역시 해명하기 힘든 것을 억지로 해명하려드는 것인 바,
애매한 개념에 모호한 결과를 끼워맞추는 것에 불과하게 된다.
정말로 하나 부터 열 까지, 시작 부터 끝 까지 끼워맞추기로 이루어졌다고 볼만 하다.
하지만 그의 사고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