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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일지/메모장

쓰레기통 속의 의

전통적인[개신교적인] 전가 교리에 따르자면,

그리스도와 인간은 의와 죄를 각각 상호교환하므로서 구원이란 개념을 작동시킨다.


하지만, 이 전통적인 교리에는 다들 입을 다물고 있는 비밀이 하나 있다.


개신교에서는 말한다.


그리스도는 인류의 죄를 대속하였고, 기독교인들은 그리스도로 부터 의를 받는다.


그러나 실제로 다루어지는 말을 들어보면 저게 아니다.


의를 얻어가는 건, 인류가 아니라 일부 기독교인 이른 바, 성도라고 불려지는 사람들이고,

이 성도들의 죄를 대속하는 건 그리스도가 아니라, 성도를 제외한 나머지 인류가 된다.


즉, 전통적인 개신교의 전가론에서 등장하는 '그리스도-인류'라는 구도가

실제 구현화하는 과정에서는, '인류-성도'라는 구도로 치환되며,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구제불능의 쓰레기로 전락시켜야만이 비로소 의라는 개념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도는 이러한 쓰레기들 중 특정된 인간, 즉 대표자로서 기능한다.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


이를 두고서 "더 이상 제물이 필요 없다"라고 말하지만, 정말 그럴까?


내가 볼 때는, 앞으로도 끊임 없이 제물이 공급-희생되어야만 할 것 같은데?



이런 이유로, 인류의 전적 타락 이란 것은, 실제로는 인류의 전적 희생으로 말해질 수 있으며

그들의 의와 구원은 이렇게 전적으로 희생되는 자들(쓰레기)를 토대로서 성립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폐기 처분될 쓰레기들이 모여있는 곳을 쓰레기통이라 칭한다면,

그 의라고 주장되는 것 역시 쓰레기통 속에서만 고여있을 뿐, 밖을 벗어나면 아무 것도 아니게 되겠다.



덧.

비신자들은 말한다. "내가 왜 죄인이야?"

그러면 신자들은 이를 부정하며 끊임 없이 그들을 죄인으로서 교화(?)시키려고 노력한다.


아니, 그래야만 할 것이다. 그들은 성도를 위해서 마련된 산제물일터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