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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수집·소고

테트락티스(Tetractys) — 천부경(天符經)의 비밀과 해체 그리고 폐기

천부경을 폐기하며…


2016-10-25: 천부경은 삼일신고에서 제시된 '3수를 전면에 내세우는' 아이디어를 배경삼고 있어 보인다. 따라서 그 성립시기는, 빨리 잡아도 삼일신고가 책으로 펴져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1912년 이후일 것이다. 즉 이유립이 실토(?)한 1916-17년이 실제 제작된 시기일 가능성이 높겠다. 최근에는 1913년발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어찌되었건 1912년 이전에는 나올 수 없는 물건임은 확실하다.


천부경의 저자(이유립? 정훈모? 등)이 정확히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테트락티스를 바로 알았다고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사실 천부경은 10수를 논한다기 보다는 전통적인 9수를 바탕으로 하는 면이 더 강하다. 말하자면 10수 운운은 무늬만 그러하며, 내용물은 영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테트락티스라는 개념를 가지고서 본격적으로 작업했다기 보다는 3수를 굴리는 와중에 짜내었거나 어딘가에서 얼핏 보고서(…) 궁구하지 않았을까 싶다.


천부경이 무엇을 위해서 만들어진 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유립이, 역사날조에서 흔히 보이는 클리셰인, 정체불명의 인물 계연수를 내세우며 묘향산 운운(1916)한 것을 보면, 혹세무민 까지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순수하게 학문적인 작업물은 아니다.

[당시 대종교(독립)과 단군교(친일)이 경쟁하였다면, 단군교에서는 기존의 삼일신고 보다도 적통성(?)에 있어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경전이 필요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들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리고 계연수란 건 사람이 아니라, 이런 경전 제작을 위해서 만들어진 집단이나 프로젝트의 이름이 아니었을까? 마치 집현전 처럼. 그렇다면, 여기에 정훈모나 이유립이 함께 껴있어도 이상할 것이 없다. 이유립은 아마도 막내로 들어갔겠지.]


또, 이런 천부경을 두고서 친일파의 유산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친일파라고 해서 작업물의 완성도가 자동하락하는 건 아니니 평가는 보류.[그렇다고 완성도가 훌륭한 것도 아니지만;;]


아무튼 천부경이 뭔 소리를 해대는 건지, 그 의미파악은 거의 다되었다고 생각한다.[자평하자면 90% 정도?]

이 걸 발전시키던지, 테트락티스의 새 장을 열던지 그 건 누군가 하겠지.


2016-11-13: 약 96%.


다음은 미진한 점…[맥락상 큰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무시됨.]

  1. 생칠팔구: 오름차순인가? 내림차순인가? 여부에 따라서는 문단 변경이 필요함.
  2. 용변부동본 본심본태양 앙명인중천지일: 좀 뜬금 없이 느껴짐. 해석의 문제인가? 저자의 끼워넣기인가? 앞쪽으로 뭔가 나와주어야할 것 같지만. 아무래도 이 역시…….




천부경


태백(진)교의 교주 이유립(李裕岦) 혹은 그 지인들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천부경. 지금 까지 그 수수께끼 같은 숫자덩어리에 도전하였던 자가 얼마나 많았던가? 나 역시 꽤 많은 시간을 들여서 무언가 풀어보려고 애썼던 날들이 많았다.[+헛소리도 추가…ㅜㅜ]


中 本 衍 運 三 三 一 盡 一
天 本 萬 三 大 天 三 本 始
地 心 往 四 三 二 一 天 無
一 本 萬 成 合 三 積 一 始
一 太 來 環 六 地 十 一 一
終 陽 用 五 生 二 鉅 地 析
無 昻 變 七 七 三 無 一 三
終 明 不 一 八 人 匱 二 極
一 人 動 妙 九 二 化 人 無


비록 근대의 창작물이라고는 하나, 혹 한국 고유의 전통 사상이 담겨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나를 궁리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내린 결론은, '이 구석에 방치된 숫자덩어리로 부터는 아무 것도 얻을 것이 없다.'라는 결론이었을 뿐이다.


사전 정보라도 있어야 맞춰보고 배우지, 풀리지도 않고, 중구난방으로 해석되는 수수께끼 따위는 무의미한 것이다.

그렇게 방치한채 시간을 보내다, 불현듯 방향을 바꾸어보기로 하였다. 그 것은 숫자덩어리를 직접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 숫자덩어리가 나오게되는 배경이나 모형을 만들어보자는 식으로 발상을 바꾼 것이다.


그리고…


비밀이었던 그 모형

하루 동안 끙끙대다가 천부경의 바탕이 될 법한 모형을 발견하였다. 그 것은 바로 테트락티스(tetractys). 종교적인 상징이나 비교·오컬트쪽에서도 종종 보이는 녀석인데, 저자는 이걸 어디선가 접한 걸로 생각된다.


많은 천부경 관련 서적 중에서 아마도 조하선씨? 그가 테트락티스를 언급했던 것도 같은데(오래되어서 가물거린다), 안타깝게도 그는 카발라와의 연관성을 너무 중시한탓에[그리고 천부경이 전래의 가르침이라고 굳게 믿었던 탓에], 그저 지나가는 그림으로 소개해놨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한 다른 천부경 풀이자들 역시 가끔씩 테트락티스를 언급하였지만, 서양의 상징 중에 이런게 있더라는 식이었지 직접적으로 연관지을 생각은 하지 못했던 것을 종종 봐왔다.


하지만 나는 아니다. 이 놈의 (사람 홀리고, 헛소리하게 만드는)천부경… 날려버리겠다.-_-;;


다음은 테트락티스를 모형삼아 접근한 천부경의 해체다. 설명을 길게 붙일 깜냥은 없으니 짧게 넣는다.


해체

一始無始一



하나는 시작이 없는 것으로 하나를 시작한다.


析三極 無盡本


삼극을 쪼개도 본바탕을 다함이 없다(서로 닮음).[천일일〜, 천이삼〜.]


天一一 地一二 人一三 一積十鉅 無匱化三


(천일 일, 지일 이, 인일 삼)으로서, 하나가 쌓여서 열 까지 커지더라도, 셋(하나·둘·셋)으로 변화하기를 다함이 없다.

[석삼극〜: ○(하나), 1-2-3, 1-1-1-2-2-2-3-3-3.]


시에르핀스키 삼각형(Sierpinski triangle)이란 것도 있다.]

참고로 저자는 10에 대한 개념이 없다. 열(10)이라는 것은 총 개수가 그렇다는 것.


天二三 地二三 人二三 大三合六 生七八九 運三四 成環五七 一妙衍 萬往萬來


(천이·삼, 지이·삼, 인이·삼)으로써, 큰 셋(하나-둘-셋)은 여섯으로 합하여, 일곱-여덟-아홉을 낳는다.

셋-넷을 돌고서 다섯-일곱도 돌아, 이루며, 하나가 기묘하게 넘쳐흘러[증가하여] 무수히 오간다.

[묘연: 6, ○(하나)→1-2-3-4-5-7-8-9→○→1-2…]


天一生七 人九成之、地二生八 地八成之、人三生九 天七成之。(?)


※ 4·5가 각각 3·7의 곁다리 처럼 등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겠다. 아무래도 디자인상의 한계인 듯?


用變不動本 本心本太陽 昻明人中天地一


쓰임이 바뀌더라도 본바탕을 움직이지 않기에, 본심=본태양으로서, 밝은[깨달은] 사람(昻明人) 안에 천지는 하나다.
[달성하면 이른 바 커발한(앙명인)이 된다는 식인 듯?]

※ 저자는 동북아-중국적 관념을 가졌으므로, 9를 끝수이자 최상의 수라고 전제, 이를 반영함.


一終無終一


하나는 마침이 없는 것으로 하나를 마친다.


결론

천부경 꺼라.


그냥 테트락티스 사용설명서다.


마치며

테트락티스와 천부경을 함께 놓고 말하자면, 설명서로써는 썩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원형을 은폐하고 함구하였다는 점에서 그 질이 나쁘다.


그리고 혹, 천부경으로 부터 묘리를 얻을 수 있다면, 그 것은 원형인 테트락티스의 덕이지 이를 모사한 천부경 따위가 아님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겠다. 테트락티스는 예로 부터 종교와 비의에 종종 이용된 바, 그 덕을 갖추고 인정받은지가 오래다.


앞으로도 사람들은 천부경에 홀린 채, 사리에도 맞지 않는 헛소리들을 늘어놓을 것이며, 정작 주목해야할 대상은 알지도 못하고, 그 겉만 쎄빠지게 핥아야할 것이 훤하니 천부경의 저자들이 다시 살아온다면 석고대죄라도 해야할 것이다.


참고사항: 테트락티스 분석 일부

위에서 언급하였던 2·3형에 대한 것이다. 이 형태는 초안에 넣었던 것인데, 1형을 우선하는 관계로 이쪽으로 옮겼다.


  1. 비대칭적-비수리적인 형태(단순함을 우선, 본문 기술).

  2. 대칭적-수리적인 형태.
  3. 절충적인 형태.


이 형태들은 천부경의 저자가 고려하지 않은 형태로 보이나, 테트락티스로 부터 이끌어졌기에 여기에 넣는다.


2·3형의 공통: 天二三 地二三 人二三


천이삼·지이삼·인이삼.

[일적십거〜(공간순): 3+3+3.]


2·3형의 공통: 大三 合六 生七八九


큰 셋은[하나·둘·셋], 여섯으로 합하여, (일곱·여덟·아홉)을 낳는다.

[일적십거〜(시간순): 3→6→(7, 8, 9).]


※ 초안(160923)이다. 깔끔한 대칭성을 고려하였을 것이라고 가정한 것이었지만, 계속 살펴보니 그건 아닌 것 같다.저자는, 무조건 '하늘→땅→사람'순으로 단순히 나열하고 있었다.



1형. 비대칭적-비수리적인 형태(보조): 運三四 成環五 七一妙衍 萬往萬來


셋-넷을 돌고서 다섯-일곱도 돌아 이루며, 하나가 기묘하게 넘쳐흘러[증가하여] 무수히 오간다.
[둥글게 재구성한 것이지만, 제대로 그려진 건지는 모른다. 또한 저자는 이런 형태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2형. 대칭적-수리적인 형태: 運三四 成環五七 一妙衍 萬往萬來

[공교롭게도 그럴싸하게 갖다붙일 수가 있다.]


열둘[3·4=(1+2+3)·2=12]로 운행하고, 서른다섯[5·7=(1+9)+(2+8)+(4+6)+5=35]으로 고리를 이루면, 하나로 묘연하여 무수히 오간다.[결과값이 같은 것은 우연.]


덧붙이자면,

  • 35를 이용한 정사면체 피라미드가 있다(1+3+6+10+15=35). 이 역시 '삼각형(3)·사면(4)→35로 이루어진 피라미드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이란 점에서 그럴싸하지만, 저자가 '成環'이라 써놓았으니 아닐 가능성이 높겠다. 뭐 이미 10을 넘어간 시점에서 아웃이지만.

[만든이: Blotwell.]


3형. 절충적인 형태: 運三四 成環五 七一妙衍 萬往萬來

초안에서 제시되었던 형태다. 2형의 '一妙衍 萬往萬來'와 같다.


열둘[3·4=(1+2+3)·2]을 운행하면 다섯 번째에서 고리를 이루며, 일곱이 하나로 묘연하여 무수히 오간다.

[5: 단순히 위에서 부터 세어가도 된다(1, 2, 3, 4, 5…).]


2·3형의 공통: 用變不動本 本心本太陽 昻明人中天地一


같이보기


변경사항

  1. 2016-09-23, 초안 작성.

  2. 2016-10, 중반부를 수정 & 설명 보충.
  3. 2016-11, 전반부를 병합·정리 및 단순화, 중반부를 병합·정리.[단순화에 중점.]


=끝